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았던 이야기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았던 사례
우리집은 엄마 쪽으로는 5대째, 아빠 쪽으로는 3대째 기독교 집안이다. 대학교 때, 아시아기독교법률가 대회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아시아 다양한 국가에서 온 기독인 변호사, 판사 등 법률인들이 참여해, "기독 신앙과 사회 정의, 법" 뭐 이런 주제로 2박 3일(3박 4일 정확히 기억이 안남) 동안 토론하는 국제 행사였다.
참가자들이랑 같이 점심 먹고 산책하다가, 각자 언제부터 신앙을 갖게 되었나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내가 언제부터 믿었는지, 언제 본 어겐, by myself 크리스찬이 되었는지만 이야기하면 되는데, 순간 대대로 기독교 집안임을 자랑하고 싶었다. (철이 없었죠. 아직 어려가지고) 그래서 엄마 쪽으로는 5대, 아빠 쪽으로는 3대 째 기독교를 믿고 있다고 자랑을 했다.
그러자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인도 변호사가 "마이 패밀리 from 도마"라고 이야기를 했다. "도마......" 인도로 가서 복음을 전하고 순교했다던 예수님의 제자 도마...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넘 놀라고 한편으로는 웃겨서, 이건 번데기 앞에 주름 잡았다고 하기에도 빡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준석이 차별금지법 시기상조라고 입장을 표명하며, "보수진영엔 기독교도 있어"라고 이야기한 기사를 보고, 내 활동의 토대가 되는 기독 신앙이, 우리 사회에서는 왜 이렇게 평화, 인권, 평등이라는 이슈와 계속 배치되는 단어 혹은 집단으로 인식될까, 답답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디서부터 해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마이 패밀리 프롬 도마"가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TGIF 불금인데, 잠깐 복잡한 것은 옆으로 치워두고 재밌고, 즐겁게 놀라는, 내 마음의 사인인가보다.
"마이 패밀리 from 도마" 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큰 번데기였다.
#what_would_do_Jesus_do #차별금지법 #나도_기독교인인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