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할 수 있는데
중학교 때까지 난 항상 옆에 짝이 아닌 선생님이 앉아 계셨다.
나를 대신해 필기를 도와주거나 책을 펴주는 분이었다.
따지면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별다른 호칭이 없었기에 난 항상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보조 선생님 없이 혼자 수업을 듣게 되었다.
선생님들은 나에게 판서를 찍어 갈 수 있게 해 주시거나 수업 자료를 태블릿으로 보내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셨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그런데 부작용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가끔 혼자 이동하는 나를 본 선생님과 친구들은 나를 따라오거나 선생님을 불러올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하기도 했다.
휠체어가 혼자 다니는 게 불안해 보이는 건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전동휠체어를 설명할 때 '내 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나는 두 발로 걸을 수는 없지만 전동휠체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걷는다.
내가 혼자 이동하는 게 불안해 보인다면,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자.
길거리에 혼자 걸어 다니는 사람이 넘어질까 봐 불안한가?
우리는 초등학교만 들어가더라도 아이가 혼자 이동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근데 왜 내가 혼자 이동하는 것에는 불안감을 느낄까?
그 이유가 단지 다칠까 봐라면,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벌써 전동휠체어 8년 차 숙련된 운전자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3년이 지난 지금, 내 친구들은 내가 이동하려고 하면 책상을 빼주고 필요한 물건을 챙겨주는 등의 행동을 능수능란하게 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한 번은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
장애인들은 정말 그렇게 많은 것이 불편할까?
우리가 함께하는 법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