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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민 Kyungmin Kang Feb 09. 2022

[AQR] #3. 버핏의 알파 전략

AQR Capital Management 논문 모음집

아래 논문 리스트는 오른쪽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링크).

'20 for Twenty' 논문 리스트


세 번째 논문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1976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매년 평균 수익률 18.6%(시장 평균: 7.5%)를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을 아카데믹한 방법으로 파헤쳐 본 자료다. 결론적으로 그의 투자 스타일은 '안전'하고 충분히 '저렴'하며, 높은 '퀄리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 3가지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안전(safe): 시장 노출 정도(베타)와 변동성이 적은 것

저렴(cheap): 기업 장부가 대비 낮은 주가

퀄리티(quality): 높은 수익성/안정성/배당을 높게 주는 성장주


    자료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1) 버핏 역시 안전성을 추구했지만 시장 평균(15.3%) 보다 높은 변동성(23.5%)을 활용해 수익을 추구한 점, 2) 시장 평균 레버리지의 1.7배를 사용했다는 점, 3)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익 구조의 65%가 private 영역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자료: Table 2 in Buffett's Alpha



1) 버핏의 변동성 추구


버핏이 오랫동안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샤프 비율(버핏 0.79; 시장(0.49) 대비 약 1.6배 높음)과 레버리지를 활용한데 기인한다. 물론 버핏이 꾸준히 수익을 냈던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1998년 6월 30일부터 2000년 2월 29일까지 버핏의 포트폴리오는 44% 손실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시장은 32% 수익을 올렸다. 그럼에도 버핏이 계속해서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로 시장에서 그의 명성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버핏의 변동성은 23.5%로 시장(16.2%) 대비 약 1.4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버핏의 레버리지 활용


버핏의 레버리지 정도를 측정하기 재무제표를 아래와 같이 분류하였고, 전체 자산의 시장가치 추정을 통해 산출한 평균 레버리지는 1.7이다. 이는 대변(credit) 사이드에서 구한 1.4와 차이는 있는 만큼 산출 과정에서 어느 정도 노이즈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 산출을 위한 재무제표 구조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위해 버핏은 어떻게 자금을 끌어왔을까? 이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1989년부터 2009년까지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AAA 채권 발행을 통해 저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고 2002년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쿠폰 금리를 발행하기도 했다. Table 3에 따르면 버핏의 평균 레버리지 비용은 1.72%로 벤치마크 비율 대비 높긴 하지만 여전히 저리로 자금을 끌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레버리지가 수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높여주긴 하지만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어떻게 끌어올지가 제일 큰 이슈인 것 같다. 이는 투자 감각과는 별개로 물건을 싸게 사서 웃돈과 함께 팔아버리는 상인의 기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래서도 살펴보겠지만 버핏은 이 두 감각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던 것 같다. 


버핏의 레버리지 비용


    또한 버핏은 보험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했다. 버핏은 이를 P/C(Property/ Casualty) industry라고 칭하며 annual letter에서도 이를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일 고객들이 낸 보험금이 버핏의 비용을 초과하면 말 그대로 공돈(free money)이 생기는 것이다. 버핏이 감당하는 리스크는 이후 claim이 발생했을 때 지불하는 비용인데, 버핏은 산업의 특성이기보다는 버크셔에 있는 뛰어는 매니저들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 비용이 낮다고 언급하고 있다.  


버핏의 2010 annual letter 일부분


       더불어 버크셔에서 판매한 레버리지 ETF 등 파생상품 역시 수익률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분석한다. 레버리지 ETF 매수를 통해 고객들은 비용을 지불해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고, 버핏은 이 비용을 다시 레버리지 전략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3가지 사례 모두 최대한 효율적으로 자금을 끌고 와서 레버리지 효과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3) 버핏의 private companies


버크셔의 수익은 public 사이드와 private 사이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대략적으로 그 비율이 35% vs. 65%로 private 사이드 비중이 더 높다. private 사이드는 버크셔의 자회사 개념으로써 버핏의 매니징 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반면 public 사이드는 버핏의 종목 선택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버크셔는 private 사이드에서 유입되는 자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버크셔의 private 사이드 의존도는 1980년대 20%에서 2017년 78%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Table 2에서 알 수 있듯이 버핏의 public(12.0%) / private(9.3%) 사이드 모두 시장(7.5%) 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했는데 시장 샤프 비율을 고려해도 퍼포먼스가 좋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private 사이드의 자금을 레버리지 재원으로 활용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양 사이드의 시너지를 도모한 것이 버핏의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4) 버핏 포트폴리오 스타일 분석 


    그럼 버핏은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일까? 아무리 자금을 저리로 끌어온다고 해도 투자에 실패한다면 리스크가 레버리지만큼 배가 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Table 2에서 볼 수 있듯이 버크셔의 주식투자 수익률(28.5%)은 public(19.0%)과 private(18.1%) 포트폴리오보다 훨씬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샤프 비율 역시 1.21로 public(1.17)과 private(0.88%) 대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레버리지 효과뿐만 아니라 분산 투자 역시 버핏의 수익률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스타일 분석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버핏 포트폴리오의 팩터 산출 프로세스


팩터 별로 하나씩 살펴보면 


MKT(market) :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

(MKT는 전체 시장대비 얼마큼 초과 수익률을 나타냈는지 의미한다.)


SMB(small minus big) : 사이즈 팩터; 시총 작은 기업 매수 & 큰 기업 매도 

(SMB가 높다는 것은 시총이 작은 기업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낮다는 것은 시총이 큰 기업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HML(high minus low) : 가치주(시장가치 대비 장부가치 높은 기업) 매수 & 성장주(시장가치 대비 장부가치 낮은 기업) 매도  

(HML이 높다는 것은 시장가치 대비 장부가치가 높은 기업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UMD(up minus down): 모멘텀 팩터

(UMD가 높다는 것은 동종업계 피어그룹 대비 활약이 좋은 종목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BAB(betting against beta): 낮은 베타 기업 매수

(BAB는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종목(낮은 베타)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QMJ(quality minus junk): 경제적 해자 구축 기업 매수 

(QMJ가 높다는 것은 좋은 퀄리티의 종목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흔히 버핏이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기업이라고 생각한 종목들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버핏 포트폴리오의 팩터 분석


    위 Table 4를 통해 각 팩터들을 살펴보면 MKT, SMB, HML, UMD는 벤치마크 대비 큰 특이점이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MB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는 버핏이 초기 small-cap 투자에서 large-cap 투자로 움직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 외 BAB와 QMJ는 결괏값이 벤치마크 대비 약 2배 내외로 높다는 것을 비추어 볼 때 이 팩터들이 버핏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두 팩터가 높다는 것은 버핏의 포트폴리오는 안전(낮은 베타)하고 퀄리티가 좋은(경제적 해자 구축)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아카데믹한 리서치지만 버핏의 스타일이 BAB와 QMJ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를 추종하는 스스로 가치투자자라고 일컫는 사람들 역시 이를 답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5) 버핏의 종목 선택 능력


무엇보다도 버핏이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은 오랜 기간을 통해 검증되어 왔다. 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1) 무위험 수익률과 2) 버핏의 베타, 그리고 3) 버핏의 선택한 종목들의 수익률을 근거로 1) 버핏 스타일의 수익률을 분석하였고, 


버핏 스타일 포트폴리오 산출 프로세스


    그 결과를 벤치마크인 2) 버크셔 해서웨이 수익률, 3) 전체 마켓 수익률과 비교 분석하였다. 

 



    물론 버핏 스타일의 포트폴리오는 거래 수수료, 세금 등 비용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회귀분석 과정에서 어느 정도 노이즈를 감안해야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한 사실은 버핏 스타일 수익률과 버크셔 해서웨이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다. 논문에 따르면 그 상관관계는 73%인데 이는 버크셔 수익률의 53%의 분산 값을 설명해줄 수 있다고 한다. 


버크셔 수익률 vs. 버핏 스타일 수익률



6) 머니 파이프라인


이 논문을 통해서도 거듭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자신만의 머니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을 통해 개념이 많이 전파된 것처럼 자금이 유입되는 경로를 다양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위기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이며 버핏처럼 투자자 역시 시장이 흔들릴 때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한때 전체 포트폴리오의 44%를 손실 냈던 버핏이 계속해서 시장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그의 명성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private 사이드를 통해 계속해서 자금이 유입되는 환경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돈이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세상이다. 아침마다 부지런히 출근해야 다달이 월급을 받을 수 있으며 배달 플랫폼에 소속되어 음식을 나르거나 택배 상자를 나르며 돈을 모아야 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노동의 대가로 돈을 버는 행위는 가장 보편화된 방식이다. 근데 이것만으로는 점점 살아남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누구는 유튜브를 시작하고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시작한다. 자금이 없으면 대출을 받아서 진행하는데 금리인상 분위기 때문에 대출조건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그러진 않지만 대체로 돈이 사람 위에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결국 사람이 돈을 컨트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기요사키의 말처럼 파이프라인을 많이 구축하는 것이 정답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에 투자하든 자본시장에 투자하든 사업을 시작하든 유튜브를 시작하든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최대한 많이 구축해야 한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여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직장인이라면 근무 이외 시간을 활용해 동영상 편집 기술을 배울 수 있으며, 재테크 방법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버핏이 안전과 퀄리티를 추구한 것처럼 자신의 퀄리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 같다. 말도 어렵고 실행하는 것도 어렵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References


- Andrea Frazzini, David Kabiller, and Lasse Heje Pedersen, "Chapter 3. Buffet's Alpha" in the 20 for Twenty (20 for Twenty: AQR Capital Management, 2018), 31-57 (링크).


- Jacob Goldstein, "Warren Buffett Explains The Genius Of The Float" npr, March 1, 2010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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