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iterKS Sep 07. 2020

[독서 기록] 악착같이 살았나 봅니다

호사의 <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를 읽고


직장인의 잇템이라 하면, 포스트잇을 빼놓을 수 없다. 3M의 노란색 포스트잇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 더 적지 않을까? <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은은한 노란빛이 그 3M의 포스트잇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강력 접착제 대신 포스트잇의 자세로!"라는 문구가 눈에 끌렸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뭐든지 끈질기게 해야 한다고 들어왔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면, 그건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그 말을 믿었다. 얼마 전 보았던 영화 <걷기왕>에서도 비슷한 대사가 나왔다. '너의 실력이 늘지 않는 건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고. 


"원하는 걸 얻으려고 '열심'과 '노력'이란 접착제로 악착같이 들러붙었다"는 문장처럼 살아왔다. 그런데 그렇게 살았더니, 과거를 떼어낼 때마다 늘 흔적이 남았던 것 같다. 반성과 반추의 차이를 깨달았던 얼마 전처럼, <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를 읽고 나서 손으로 무언가를 움켜쥐려고만 하면 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대학교 전공을 고를 때, '좋아한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그때는 선택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뿐했다. 지금은 발을 떼기 전에 앞에 놓인 흙 입자를 고르고 고르다 공중에 떠있는 발이 쥐가 날 정도로 선택이 어렵다. 가볍지 않음이 오히려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고민이 많은 때에 <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을 읽어서 다행이다. 내려놓아도 됨을 인지하게 해주었다. 하루하루를 가볍게 살아야 인생이 재미있고 그래야 오래갈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것 같다. 가볍게 살아야 오히려 장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덕분에 어젯밤은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다.



책 속 문장들


☞ '강력 접착제'처럼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원하는 걸 얻으려고 '열심'과 '노력'이란 접착제로 악착같이 들러붙었다. (15쪽)

☞ 흰옷을 입으면 얼룩이 생기는 건 피할 수 없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58쪽)

☞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건 크고 대단한 게 아니다. 고작 0.5cm 작은 운동화처럼 말이다. (66쪽)

☞ 불안했다. 꽃이 없으면 당연히 열매도 맺을 수 없다. 영영 꽃 한 번 피워 보지 못하고 이번 생이 지나가는 건 아닐까? (72~74쪽)

☞ 선생님, 저 하루에 아메리카노 딱 한 잔만 마셔요. 이 한 잔도 못 마실 바에야 그냥 착색된 치아로 살래요. 하루의 유일한 낙인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그 시간마저 제게서 빼앗아 가신다면 전 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하죠? 왜 살아야 하죠? (96쪽) 

작가의 이전글 [독서 기록] 적당히 가난한 세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