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실험실

사업성격에 맞는 연구관리

by 김경태

나는 한밤중에 광활한 평원 위에 서 있었다. 하늘에는 수천 개의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작은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천문대 안에서는 한 남자가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별빛을 측정하고 있었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별들의 실험을 보고 있습니다. 이 별들은 새로운 기술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모든 별이 같은 방식으로 빛나지는 않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지친 듯한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별들의 실험이라니요?”


그는 망원경을 나에게 넘기며 말했다.

“어떤 별들은 군 소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은 명확한 궤도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별들은 반드시 빛나야 하며, 그것이 실패한다면 하늘에 빈자리가 생깁니다.”


나는 망원경을 통해 한 별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일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별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유롭게 빛납니다. 이 별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그 빛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가 중요합니다.”


천문대 한구석에는 수많은 노트와 도구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는 작은 노트를 집어 들었다.

“이것은 연구노트입니다. 연구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약속입니다.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군과 맺은 약속은 미룰 수도, 실패할 수도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계획입니다. 그것은 도전입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 그 자체가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별들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자유롭게 빛나는 별들에게도 군 소요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 합니다. 그래서 많은 별들이 흐릿해지고, 때로는 사라져 버립니다.”


그는 천문대 뒤편의 실험실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별빛을 모아 분석하는 오래된 장비들이 있었다.

“이 장비들은 기술을 측정합니다. 어떤 기술은 군의 요구사항에 꼭 맞아야 합니다. 그것은 시스템엔지니어링(SE) 절차를 따라야 하고, 정량적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그는 또 다른 장비를 가리켰다.

“하지만 어떤 기술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것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 기술들은 엄격한 절차 대신, 탐구와 도전의 과정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의 말은 마치 별빛처럼 조용히 퍼져나갔다.




어느 날, 연구 결과를 평가하는 위원회가 열렸다. 사람들이 모여 별빛의 가치를 평가하려고 했다. 한 위원이 말했다.

“이 별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실패입니다.”


남자는 천천히 일어섰다.

“이 별은 약속이 아니라 계획이었습니다.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별빛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회의장은 잠시 조용해졌다.

“기술은 두 가지 방식으로 빛납니다. 하나는 명확한 목표를 따라가는 빛, 다른 하나는 자유롭게 탐험하는 빛입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별빛을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탐험의 별빛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그것이 가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날 밤, 나는 천문대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일부는 궤도를 따라 움직였고, 일부는 자유롭게 반짝이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남자는 내 옆에 서서 하늘을 가리켰다.

“보세요. 저 빛은 목표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저 빛은 새로운 길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둘을 같은 눈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몇 년 후, 나는 다시 천문대를 찾았다. 연구노트에는 새로운 기록들이 가득했다. 몇몇 기술은 군 소요로 이어졌고, 몇몇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남자는 여전히 하늘을 바라보며 별빛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신의 실험은 성공했습니까?”


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별들이 계속 빛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한 별들도, 새로운 길을 찾은 별들도 모두 의미 있는 빛입니다.”


하늘에는 여전히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떤 별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고, 어떤 별은 자유롭게 빛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평가는 그 별의 목적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별과 새로운 길을 찾는 별, 그 둘 모두가 우리의 하늘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그는 다시 망원경을 들여다보았다. 별빛은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밤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국방사업에는 군 소요와 연계한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이 있다. 군의 소요와 연계하여 진행하는 사업은 내부 기획과제(지정공모)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은 소요와 무관하기 때문에 자유공모로 진행되고 비교적 창의적이고 자유롭다.(소요의 연계에 따라 연구 성과물 군납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성격의 사업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군 소요와 연계가 되어 있는 경우에는 목표성능 달성이라는 것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은 성능보다는 새로운 가능성 발견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 창의적인 성과물은 비록 현재 군 소요에는 없지만, 미래의 새로운 소요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창의적 연구개발의 시도는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연구환경을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