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생태계 활성화란 무엇인가?

방산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by 김경태

방산분야에서 "방산생태계 활성화"라는 표현은 비일비재하게 쓰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막막할 뿐이다. 기껏 지원금을 나눠주는 게 전부인 경우가 많은데, 방산 시장 특성상 기업에 지원금만 준다 해서 육성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럼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방산생태계 활성화의 개념

방산생태계란, 방위산업이라는 환경 안에서의 다양한 개체들이 모여있는 상태를 말한다. 방산생태계에서는 방산 관련 기업체, 연구기관, 공공기관, 지자체, 군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계가 활성화된다는 말은 동일한 환경 안에 있는 개체들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진화과정"이 형성됨을 뜻하며, 이는 생태계가 지속되는 원동력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개체들 간의 유기적인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과정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화과정이 일어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유기적 상호작용이 활성화되어 있음을 살펴보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방산생태계의 활성화는 방산생태계에서 진화과정이 일어남을 의미한다.


생태계에서 진화는 왜 중요한가. 생물학에서 말하는 진화의 개념은 새로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적응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진화는 발전한다는 개념이라기보다, 단지 현재의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개념이다. 공룡이 진화해서 지금의 새가 되었다고 했을 때, 새가 공룡보다 발전한 형태란 뜻이 아니며 단지 지금의 환경에서는 새의 형태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일 뿐이다. 이러한 진화는 생태계에서 중요하며 장기적으로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한다. 생태계를 이루는 피라미드 구조에서 최상위 개체가 사라지더라도, 새로운 개체가 그 자리를 메운다.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생태계가 활성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새로운 개체의 출연이 생기지 못하고 피라미드 구조가 무너지게 될 때 생태계가 파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방산생태계의 현재 실태

그럼, 방산생태계는 어떠할까. 방산생태계에서 진화과정이 일어날까? 현재로서는 교란종에 의해 파괴되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 그래서 활성화를 위한 인위적 개입이 필요한 상태다. 예를 들어, 식물들의 생태계를 살펴보자. 거대한 어떤 식물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이 식물은 그 거대한 잎으로 밑에서 씨를 뿌린 작은 식물들의 햇빛을 차단하고 있다. 그리고 작은 식물들은 결국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다. 이런 과정에서 식물 생태계는 거대 종만이 번식하고, 큰 환경 변화 앞에서 거대 식물이 죽고 나면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이 없어 생태계는 황폐해지고 만다. 현재 방산 생태계에서 거대 식물은 주요 방산업체에 해당한다. 그리고 거대한 잎은 방산업체가 가지고 있는 1차, 2차 벤더사와의 고착관계와도 같다. 햇빛은 군 소요와 같다. 밑의 작은 식물들은 중소기업과 기술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방산 생태계는 이러한 모습과 비슷하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작은 중소기업이 방산생태계에서는 큰 잎에 가려 햇빛을 볼 수 없다.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 버리고 만다. 그래서 답은 간단하다. 작은 기업들의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햇빛을 가리는 큰 식물을 없애버리면 될까? 큰 식물 역시 생태계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개체를 없앨 수는 없다. 그러한 상황에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큰 식물이 가리고 있는 그늘에 있는 작은 식물들을 햇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심는 것"이다. 좋은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현재 그늘에 있다면 햇빛을 볼 수 있는 자리로 옮겨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큰 식물의 잎에 살짝 구멍을 낼 수 있다. 그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작은 식물이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거대 방산업체의 1차, 2차 벤더사의 고착관계를 좀 더 유연하게 하여 "신규 중소기업의 유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방산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현재의 방산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명목하에 사업을 만들어내기에 바쁘다. ~사업, ~지원사업 등등. 여기에는 결국 자금지원으로 귀결한다. 물론 자금도 중요하다. 이는 토양의 거름과 같다. 특히 방산에서 필요한 것은 "군 소요"와의 연계다. 거름은 충분할지 몰라도 햇빛을 받지 않으면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이에 앞서 말한 인위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면, 어떤 식물이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지 어떻게 알 것이며, 어떤 자리에 옮겨야 햇빛을 잘 받을지 어떻게 아느냔 말이다. 이 화두가 방산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질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을 "발굴 및 진단"하고, "방향을 설정"해주는 기능을 강화하고 지원해나가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과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방산생태계는 작은 식물들이 자라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최상위 개체가 멸종할 경우, 이를 대신할 종이 없는 것과 같다. 방산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화가 이루어지는 생태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인위적으로 그림자에 가려진 작은 기술들을 발굴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옮겨 심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