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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란 Jan 31. 2024

1월 31일. 국제 얼룩말의 날

멋진 너희의 삶이 유지되기를

……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예쁜 얼룩말의 무늬는 사람의 지문과도 같아서 각자가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는 심장이 콩닥콩닥했다.

너무 멋있잖아!

심지어 이 줄무늬로 서로를 인식하고 소통의 도구로도 쓴다고 한다.

어쩌면 얼룩말의 세계에는 '줄무늬 짱'이나' 미스/미스터 줄무늬' 이런 게 있을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예쁜 줄무늬를 갖고 태어나지 못했다며 슬퍼하는 얼룩말도 있을 테고.

내 눈에는 다 예쁜 얼룩말이니,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저런 얼룩말이 있는지도,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니 그저 마음만 보낸다.

돈 크라이, 지브라 베이비. 유 아 투 뷰티풀.


그나저나 얼룩말에게 인간은 얼마나 못생긴 종족일까.

줄무늬가 없다니!

저런 존재가 살아가다니.

심지어 우리를 닮고 싶어서 무늬가 있는 천 쪼가리를 걸치고 있어!

세상에나, 불쌍해라.

어디선가 얼룩말들이 인간을 보며 키득키득 웃고 있을 상상을 하니, 너무 짜릿하고 재미있다.

못생긴 이 인간은 얼룩말 편!     


신나는 상상을 하기는 했지만, 국제 동물의 날들은 해당 개체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정해진다.

얼룩말은 크게 세 종으로 나뉘는데, 그중 두 종이 멸종 위기다.

심지어 자연에 남아 있는 그레비얼룩말은 2000마리도 안 되고, 마운틴얼룩말은 8000마리도 안 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멸종 위기종들이 겪는 어려움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와 밀렵의 위험 때문이다.

한 종의 동물이 사라진다는 건, 지구상에서 그들의 흔적만 지워지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촘촘한 먹이사슬과 공생관계로 이루어져 있는 자연이 휘청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사는 인간은 과연 언제까지 안전할까.     


어딘가에서 초원을 달리며 줄무늬를 마구 뽐내고 있을 멋쟁이 얼룩말들이 인간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고, 그저 자신들의 삶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잡히지 말고, 동물원에도 오지 말고, 그저 아프리카 초원에서 신나게 뛰어놀기를.

이 못생긴 인간이 너희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조금이라도 지구에 덜 해로운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니…….

1월 31일 국제 얼룩말의 날을 맞이해 조금 더 낭비 없이, 쓰레기 없이 살도록 애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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