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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란 Jan 27. 2024

1월 27일.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

너의 편이 되어줄게

- 임레 케르테스 <운명>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 프리모 레비 <이것이 운명인가>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소설들의 소재는 같다. 

홀로코스트. 

인류사 최악의 학살로 우리는 홀로코스트를 기억한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학살당했다.

그들을 죽인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켰단 이유로 인간을 박해했단 이유로 살해당하거나, 살해의 위협을 받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렇다면 악은 처단된 것인가.

악은 사라져도 상처는 이야기가 되어 남는다.

그 이야기는 과거를 현재로 만들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의 우리를 가르친다.

하지만 그곳에는 유대인만 있는 게 아니었다.

꽤 오래, 당시 함께 박해받고 학살당한 동성애자, 집시, 장애인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잘못을 묻지도 않았다.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은 단지 유대인만이 아닌, 다르다는 이유로 죽은 모두를 기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은 모두가 평화와 평등에 대해 손에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기를 바란다.     


2023년에 읽은 책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다.

우생학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그것이 사람을 얼마나 우물 안에 가두는지, 이 책은 아주 흥미롭게 보여준다. 

(마지막 부분이 너무 아쉬웠지만, 그건 앞부분의 흥미로움에 의해 지워진다.)

홀로코스트는 자연과학 분야로 분류되는 이 책 안에도 존재한다.     


과연 지금은 차별에서 자유로운가.

시간이 흐른 지금, 사람과 사람 간의 갈등은 더 심화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한때는 ‘과도기’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는 페미니즘이 너무 급하게 들어왔으니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페미니즘은 편을 나누는 것이 아닌 인류 평화를 위한 시작임을 알게 될 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리고 여전히 더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믿고 싶다.

네 편, 내 편 나누는 건 너에게도 나에게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대는 여성들끼리, 혹은 남성들끼리 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거라고 믿는다.      

누군가의 잘못된 신념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그것을 기리는 날, 우린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내가 네 편이, 네가 내 편이 되어주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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