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
가을이 오면 방송국에서는 어김없이 개편이 시작된다. 외면받는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새롭게 사랑받을 프로그램들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이번 MBC의 가을 개편은 예년보다 조금 빠르게 찾아왔다. 절대 왕좌의 ‘무한도전’이 막을 내리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MBC의 2018년 가을 개편.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난 14일 ‘선을 넘는 녀석들’이 20화를 끝으로 첫 시즌을 종영했다. 도보로 국경을 넘는다는 참신한 발상으로 시작으로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을 깊이 있게 얘기하며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두었다. ‘선녀들’은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잡기 위해 ‘탐사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여행 예능의 한계를 넘었다. 휴식과 오락을 목표로 삼는 기존의 여행 예능에서 한 발 나아가 지식과 의미까지 담아내며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해야 할 유익한 방송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출연진인 설믹석의 깊이 있는 해설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히 화면으로 보여주는 역사와 예술이 아닌 ‘배움의 힐링’을 선사했다. ‘선을 넘는 녀석들’ 폐지된 것이 아니다. 20화로 예정되어있던 시즌 1이 막을 내린 것이고 언제든 시즌 2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탈리아-슬로베니아 편을 마지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선녀들’의 새로운 시즌을 기대해본다.
오는 21일 ‘군대 예능’이라는 관찰 예능 포맷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진짜사나이’가 돌아온다. '진짜사나이300'은 건군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육군본부가 최초로 최정예 전투원 300명을 선발하는 여정을 그리는 MBC의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 강지환, 안현수, 김호영, 매튜 도우마, 홍석(펜타곤), 오윤아, 이유비, 김재화, 신지, 리사(블랙핑크) 등 좀처럼 예능에서 보기 어려웠던 스타들이 총출동해 혹독한 훈련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논란도 있었지만 항상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흥행해 왔던 진짜사나이의 새로운 시리즈 ‘진짜사나이 300’. MBC의 하반기 주력 예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창기부터 시청자의 혹평을 받던 ‘뜻밖의 Q’가 10주의 유예기간을 선고받았다. 낮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던 ‘뜻밖의 Q’의 제작진은 폐지를 피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지만 MBC는 결국 10주의 폐지 유예기간을 결정했다. '뜻밖의 Q'는 뜻밖의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신 개념 대국민 출제 퀴즈쇼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퀴즈를 통한 세대 공감 프로젝트라고 설명했으나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엔 올드하고, 중장년층을 사로잡기엔 난해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낮은 시청률과 혹평, 화제성도 낮아 총체적 난국에 빠진 '뜻밖의 Q' 제작진은 방송을 통해 폐지 위기를 솔직히 고백했다. MBC 예능 개편을 앞두고 폐지를 피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10주 후에도 ‘뜻밖의 Q’가 남아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5월 파일럿 방송 후 호응을 얻었던 실화탐사대가 지난 12일 정규편성으로 돌아왔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이 많은 오늘날. 실화탐사대는 세상에 쏟아지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 중 실화라서 더욱 놀라운 ‘진짜 이야기’를 찾는 실화 탐사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방송 당시 MC였던 신동엽이 메인 MC를 맡고 오상진과 아나운서 이재은이 MBC의 아나운서 김정근과 강다솜으로 교체되었다.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 이른바 ‘아육대’가 이번 추석에도 찾아온다. 전현무와 이특 그리고 나연이 진행을 맡고 2018년 상반기를 이끌었던 워너원, 트와이스, 세븐틴, 레드벨벳, 뉴이스트 등의 아이돌이 출연한다. 매년 출연하는 아이돌만 달라지며 같은 그림을 보여주는 ‘아육대’라는 생각이 들지만, 명절이 돼서 방송되지 않으면 섭섭(?)한게 또 아육대이다. 아이돌들의 부상과 역조공 논란도 있고, 10년째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의 아육대인데... 이번 추석 본방 사수 후 리뷰를 위해 ‘왜 보는지..?’에 대해 분석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오는 21일 진짜사나이가 방송되기 전, 새로운 프로그램 하나가 보다 먼저 시청자들을 찾는다.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은 국내외 유명한 드라마, 문학, 음악, 영화 등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 떠나는 로드 토크 버라이어티로 저녁 8시 55분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영화 평론계의 아이돌인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방송인 김구라, 카피라이터 정철, 개그맨 남창희 등이 출연한다는 ‘토크노마드’ 프로그램 소개를 봤을 때는 Tvn의 ‘알쓸신잡’이 떠오르고 게스트가 풍기는 느낌을 봤을 때는 sbs의 ‘힐링캠프’ 냄새도 살짝 나는 것 같지만... 아직 방송도 하지 않았으니, 자세한 리뷰는 첫 방송 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