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도시는 독일과 프랑스의 접경지역에 있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와 독일간의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인데, 현재는 30만의 작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EU의 집행부와 의회 뿐만 아니라 유럽 인권재판소가 있는 가히 통합 유럽의 중심도시이다. 일찌기 842년 프랑스어로 쓰인 최초의 공식문서였다는 '스트라스부르 서약'이 체결되었고, 1201년 왕과 영주들로부터 자유도시로 인정받은 후, 이 도시는 학문과 예술, 출판이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구텐베르크가 루터의 독일어 성경을 인쇄한 곳도 이곳이었고, 자화상으로 유명한 독일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와 괴테도 젊은 시절을 이 도시에서 보냈으며,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도 이 도시에서 탄생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전유럽을 강타한 6.8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한 곳도 바로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였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예전에 우리 국어교과서에도 실려서, 나라와 모국어를 잃은 백성들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마지막 수업'의 작가 알퐁스 도데가 진실을 왜곡한 극우 쇼비니스트였다는 사실이었다. 당대 그 지역의 모국어는 오히려 독일어였고, 프랑스적인 애국심은 지나치게 왜곡되고 과장된 것이었다고... 브렉시트로 영국이 탈퇴하고, 회원국들 간의 경제적 격차,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통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EU의 앞날을 세계인들과 더불어 세심하게 지켜볼 일이다. 이제 다음 주 마지막 도시는 프라이부르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