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한국에서는 어떤 영화가 만들어졌을까? 그 때의 궁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홍콩의 번화한 거리와 마카오는 어땠을까? 이 모든 질문에 답하는 영화같은 공연이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랐다. 최초의 한국, 홍콩 합작 총천연색 영화였던 1957년작, '이국정원'이 사운드가 유실된 채 홍콩의 영화 창고에서 발견된 것이 이야기의 발단! 디지털 복원을 했다지만 탈색되고 거친 화면에, 뮤지컬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대사를 읽고, 마치 라디오 드라마처럼 음향효과를 입혀, 라이브 연주와 더불어 공연이 진행되는데, 가히 색다른 문화체험이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4년 후, 모든 것이 가난과 남루와 폐허였을 시절에 어쩌면 대중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록 스크린에서나마 풍요가 넘치는 '이국정원'이었을까? 줄거리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써먹은 통속적이기 짝이없는 것이지만, 반전도 있고, 나름 시대감각을 살린 배우들의 맛깔나는 대사는 경험해 보지 못한 시절에 대한 야릇한 감흥과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왕년에 스크린을 주름잡던 김진규, 최무룡, 윤일봉 같은 영화계의 전설적인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편하게 즐기는 영화도 세월이 흐르면 역사의 기록물로 남게된다는 진리!! 5/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