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미국의 흑인 여성 작가 린 노티지의 2015년작 스웨트가 국립극단 무대에서 공연중이다. 연극으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동시대 미국 노동계층의 이야기인데, 조지 부시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시기 즈음에서 시작하여, 서브프라임 모기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포함된, 이후 10년의 이야기가 생생한 배경으로 강조되며, 이런 시대의 흐름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한 때 철도, 철강 등의 산업으로 번창했지만 지금은 쇠락한 러스트벨트 중 하나인 펜실베니아 주 레딩 지역에서 작가가 2년 반 동안 살면서 인터뷰한 내용을 쓴 것이라고 하는데, 연극이 묘사하는 글로벌 시대 삶의 풍경이 우리의 그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첨예한 인종갈등 문제를 제외하면, 전통적인 산업의 몰락, 정규직 노동자의 구조조정, 시간제 근로의 확대, 이주 노동자와의 노노갈등, 노조파괴 등의 주제가 우리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공장 근처의 술집을 주 배경으로 20년 이상 같은 공장에 근무해 온 신시아, 트레이시, 제시 세 명의 여성 노동자와 그들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추락하는 그들의 처지의 마지막에 결국은 사회적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듯 하다가, 서로를 보듬는 마지막 장면과, 2세대 노동자들의 암중모색은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희미한 희망의 메시지로 남는다. 춤, 노래를 넘나드는 배우의 앙상블도 좋은데, 특히 빛나는 역할이 아닌데도 모처럼 조연으로 무대에 선 박상원 배우가 반가웠다. 연극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이 연극은 큰 거울에 해당할 것이다. 그 거울에 자신들의 모습을 비춰 보시길... 7월 18일까지 명동예술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