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말년의 비극 작품 '코리올라누스'가 극단 여행자에 의해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다. 그는 공화제 로마의 용맹한 전쟁영웅이자 청렴하고 정직한 군인으으로 집정관으로 선출될 예정이었으나, 정치에 어울리지 않는 '오만함'이라는 성격적 결함에 의해 시민의 적이 되어, 조국 로마를 배신하고 적국 볼스키의 군인이 된다. 이어진 볼스키의 공격으로 망국의 위기에 처한 로마는 코리올라누스의 아내와 어머니, 아들을 동원해 그를 다시 설득하고자 하는데... 스마트폰, 권총, 레이저빔이 등장하는 현대적인 무대와 객석까지 활용한 무대연출은 이 이야기가 단지 2,500년전 로마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치열한 정치토론장을 방불케 하며 생생하게 다가왔다. 집정관 임명을 둘러싼 귀족과 시민계층의 팽팽한 갈등은 날카로왔고 음악과 음향효과는 시종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흰색과 검은색이 주조를 이룬 무채색의 무대는 마치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안정감과 무게감을 주었다. 주연을 맡은 남윤호 배우의 중저음의 안정된 연기와 그에 밀리지 않는 안타고니스트 김도완 배우의 선 굵은 연기, 더불어 극단 여행자 배우들의 호흡이 맞는 탄탄한 조연연기도 일품! 얄궂은 운명으로 조국을 배신하게된, 한 로마 장군의 비극을 확인해 보시길... 7/15일까지 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