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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도시

by Kyuwan Kim

(책) 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며칠 전 작고하신 건축가 이일훈선생님과 송승훈 선생님의 알콩달콩 집짓는 이야기,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을 년전에 재미있게 읽었다. 집이라는 게 부동산이나 모델하우스를 통하지않고도 자신의 생각과 뜻에 따라 이렇게 지을 수도 있는 거구나하는 당연한 깨달음. 그럼에도 '여전히 건축이 부동산과 동의어'인 나라(?)의 젊은 건축가가 책을 출간했다. 업무상 또는 휴가 때 시간을 쪼개서 자신이 방문한 지역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건축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한 글 들인데, 그 범위가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에 이르른다. '건축하는 일은 곧 땅에 대한 존중과 이해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믿으며, '자연을 극복하거나 자연과 타협하지 않고서는 성립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건축'이라 믿는 이 청년의 여정을 따라가는 일은 우리가 삶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스쳐지나쳤던 건축물에 새겨진 뜻과 의미를 고스란히 되새겨보는 일이고, 꼭 건축이 아니어도 책의 행간은 동시대의 삶과 도시재생 등 건물에 대한 사유로 빼곡하다. 좀 더 찾아서 읽고 꼼꼼히 둘러본다면 '건축'도 앞으로 우리가 할 모든 여행의 키워드가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세상 사물이 연결되어 있듯이, 건축과 연관된 미술이나 문학에 대한 섬세한 인용과 서술도 글쓴이의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2~30년 쓰고 허물어버리는 천편일률적인 건물 말고, 우리의 뜻과 안목으로 멀리보고 건설한 보다 많은 개성있는 건물, 공공건축물과 건축가의 탄생을 기다린다.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다시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

- 윈스턴 처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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