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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어느 울보 페미니스트의 하소연

by Kyuwan Kim

(연극) 어느 울보 페미니스트의 하소연... 작년 초연에 이어 작품을 새롭게 보완했다. 이 작품은 잘 알려진 대중가요 가사의 한 대목에서 시작하여, 강화출신의 한 소녀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40줄에 들어서기까지 서울에서 연극을 연출하는 연출로, 또 배우로서 살아온 과정을 '하소연'하는 1인극으로, 그녀의 인생고백은 연극이라기보다 차라리 다큐에 가깝다. 혼자서 이끌어가는 90분간 그녀가 쏟아내는 얘기는 변한 듯 하면서도 달라지지 않은 한국사회의 지난 20년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고, 그 진정성은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묵직한 힘이자 감동의 근원이다. 도시의 어두운 이면에서, 뉴스를 통해서나 들을 수 있는 끔찍한 폭력과 상처를 다반사로 겪으며 소녀들이 어른이 되어간다는 사실은 새삼 충격적이고 가슴 아팠다. 이렇게 사실적으로 지금, 이곳에서의 여성의 삶을 증언한 공연이 창작극에 또 있었던가? 에피소드를 좀 더 다듬고 극적 효과를 보완하여 극단의 고정 레파토리로 만들어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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