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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드 the Chair

by Kyuwan Kim

넷플릭스에서 'the Chair'라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 도저한 인문학의 위기라는 큰 밑그림 속에 미국 한 대학의 영문과에 한국계 여교수가 학과장으로 부임하며 벌어지는 일들이 6개의 에피소드로 그려지는데, 학문 세대간의 갈등, 신세대와의 문화 충돌, 다문화가정, 소수인종 문제 등 우리에게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주제들이 속도감 있게, 감각적으로 전개된다. 각 에피소드가 30분 남짓으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인 것도 내게는 장점!! 극중 캔터베리 이야기, 모비딕, 에밀리 디킨슨 등의 영미 문학작품이 자주 언급되는데,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섬세하게 즐길 수 있다. 주연을 맡은 한국계 여배우 샌드라 오를 본격적으로 드라마에서 본 건 처음인데, 이 배우 참 매력있다. 미인이라기에는 다소 애매한(?) 외모의 중년여성이지만, 소수민족 출신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일을 개척해 나가는 극중 그녀의 모습이 무척 믿음직 스럽고, (미국 영화계에서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과정도 그러했으리라!) 그녀의 얼굴에선 뭔가 고유하게 한국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덕분에 그녀의 배경으로 그려지는 돌잔치, 돌잡이 등 한인 교포사회 풍경을 비롯하여 불시에 등장하는 2% 부족한 한국어 대사도 또 하나의 볼거리! BTS를 포함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늘어나는 관심이 결국 이런 드라마를 불러온 것일까? 시즌 1이라니까 2도 나온다는 얘기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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