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아이와 함께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여행했다. 영국을 가 본 적은 있지만 스코틀랜드는 짧은 에딘버러 방문이 다 였고, 아일랜드를 못가서 오랫동안 아쉬웠던 차에 마침 두 곳을 묶은 여행상품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몇 달 전에 예약을 해 둔 터였다. 영국을 처음 가 보는 딸 아이가 둘러보기엔 일정이 어떨까 싶었지만, 뭐 어떠랴? 여행에 무슨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는 아이 방식대로 이 여행을 즐기고 기억하리라. 여행의 전체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한 달도 넘은 지금도 내 머릿 속에는 아일랜드의 푸른 자연과 바다가 출렁거리고 있다. 어쩌면 그게 이제라도 뭔가를 끄적거려 놓아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한 원인일 것이다. 나는 아일랜드라는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고, 쓰다고 가까이 하지 않던 기네스 흑맥주를 습관적으로 마시게 되었으며, 아일랜드에 관한 더 많은 영화와 책들을 뒤져 보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의무감도 없이 자유롭게 틈나는 대로 이 여행을 내 기억의 서랍 속에서 꺼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