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yuwan Kim Apr 9. 2023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얘기라는 말만 듣고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사에 '블록버스터'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감독답게 내심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같은 영화의 뒷얘기가 나올까 기대했는데, 영화는 그런 상업영화엔 애초에 관심없고 내 할 얘기를 하겠다는 듯, 한 소년의 성장에 촛점을 맞춘다. 엄마아빠의 손에 이끌려 처음 영화관에 간 한 어린이가 영화에 매혹되고, 영화를 만들며 성장하는 과정이 뉴저지, 아리조나, 캘리포니아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화는 그를 숨쉬게 하고, 꿈꾸게 하는 매체였지만 동시에 엄마의 부정의 낌새를 보여주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방황하던 그가 결국 LA의 한 스튜디오에서 당대의 유명한 영화감독을 마주하는데, 거대한 영화전통의 끝자리 근처에 그가 비로소 서게 되었음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읽혔다. 그리고나서 영화는 급작스레 마무리되는데, 스필버그 감독은 속편을 염두에 둔 것일까? 크게 흥행할 것 같지 않지만, 오랜동안 그의 영화를 지켜봐온 관객이라면 봐도 좋을 듯. 영화 속 소년의 피아니스트 엄마가 연주하는 다양한 음악도 회고조의 잔잔한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