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yuwan Kim Jul 1. 2023
가끔 좋은 연극은 현재 우리의 삶을 보여주면서도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사랑이라기엔 이상하지만 사랑이 아니라기엔 그것도 이상한', 중년부부와 노부부, 두 편의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그 중 노부부 에피소드... 작가가 관찰한 시부모의 삶에 관해 20년전에 쓴 작품이라는데, 티격태격하는 대사는 물론 45년을 함께 산 노부부의 리얼리티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걸작이었다. 그저 45년 세월 부부의 애환을 보여주는 것 같던 연극은 할머니가 그동안 묻고 지내온 35년 전의 비밀을 꺼내들면서 새로운 긴장과 반전이 시작되는데... 부부의 이야기는 마치 지나간 우리 부모세대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킥킥 웃다가도 어느 순간 관객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관록이 넘치는 두 배우분들의 연기가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아 있게 했고, 특히 이야기의 후반부를 주도해 나가는 노년의 여성은 한국 연극에서 귀한 캐릭터로 느껴졌다. 역시 연극은 배우의 예술! 잘 쓰여진 박완서선생님의 단편소설 한 편을 읽은 느낌이다. 7/9일까지 대학로 드림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