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uwan Kim Aug 03. 2023

일상

보리굴비

예전에는 손이 가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는 음식이 있다. 내겐 보리굴비가 그렇다. 아침부터 푹푹찌는 날씨에 입맛도 없던 차에 식탁에 보리굴비가 올라와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강한 짠맛이 비린내와 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다른 반찬이 없어도 산뜻하게 입맛을 돋군다. 같은 생선을 이렇게도 다양하게 조리해먹는 한국인들이라니... 문제는 다양한 한국 음식의 이런 깊고 은근한 맛이 여성들의 노동력을 갈아넣어야만 나온다는 사실! 아내는 이걸 준비하려면 쌀뜨물에 30분을 담갔다가, 내장을 일일이 발라내어 찜기에 쪄야하는 거라며 타박을 한다. 전통의 맛을 즐기면서도 여자들이 덜 수고로운 방법은 없을까?

작가의 이전글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