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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불멸의 화가 반고흐

by Kyuwan Kim

김구 선생님이 고대하시던 문화의 시대가 온 것인가? 이 시국에 평일 늦은 오후임에도 전시장은 발 디딜 틈 없었다. 클릭 몇 번이면 원화가 전시된 외국 미술관의 디지털 갤러리에서 최고의 화질로 그림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이 많은 사람을 그림 앞으로 불러모으는 그의 힘은 무엇인가? 표를 찾기 위해 줄을 서고, 입장을 위해 다시 줄을 서고, 입장한 후에도 끝없이 밀리는 인파를 뚫고 가장 빠른 동선으로 그림들을 보고 나왔다. 전시는 고흐의 생애를 시기 별로 구분하여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를 스케치와 유화 등으로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습작들도 꽤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그림은 '씨뿌리는 사람'과 '자화상'! 이런 색감과 터치감을 얻기위해 그는 얼마나 많은 붓질을 끊임없이 한 것일까!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그의 그림의 인물들. 신화화와 성화, 왕족과 귀족들의 초상화라는 서양미술의 강력한 전통 속에서 그는 어쩌자고 보상도 없고, 팔리지도 않을 평범한 이웃들의 일하는 순간, 휴식하는 순간, 슬퍼하거나 좌절에 빠진 순간들을 이렇게 집요하게 그릴 수 있었을까? 그의 오랜 노력에 마음 한 구석이 경건해진다. 전시장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잘한 일 같다. 그 많은 관람객들이 너도 나도 카메라를 들이댔다고 생각하면... ㅎㄷㄷ 3/16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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