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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근삼 단막극전

by Kyuwan Kim

(연극) 이근삼 단막극전... 극작가 이근삼의 단막극 네편을 두 편씩 묶어 공연하는 무대가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고 있다. 6월에 공연되는 1부의 두 단막극 중 제목부터 의미심장하게 눈길을 끄는 작품은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20년째 권력을 잡고 절대로 놓지 않으려는 대왕에게 죽음의 사자가 방문하여 왕을 대신해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려는 사람을 하나 구해온다면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누구에게나 하나 뿐일 목숨을 매개로한 거래에서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민낯이 우스꽝스럽게 드러나고, 결국 허망한 권력에 대한 풍자와 조롱으로 작품은 마무리된다. 70분 동안 같이 공연된 '유실물'을 포함하여 두 단막극 모두 6~70년대에 쓰여진 그다지 어렵지 않은 주제에, 복잡하지않은 플롯의 작품인데 뭔가 아스라히 흘러간 한국적인 정서의 여운이 짙게 남는다. 깔끔한 단품 한식 한 그릇을 먹은 느낌? ^^ 두 단편의 완성도가 높게 느껴진 것은 중견 배우들의 좋은 연기 때문이다. 공연 관람에 앞서 관객들에게 작가의 방을 관람하게 한 것도 한국연극이 기억해야할 극작가에 대한 온당한 예우로 느껴졌다. 서강대에 메리홀이 만들어 진 게 이근삼선생님의 제안 때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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