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나의 30년 친구, 독서회
이 책은 사서이자 번역가인 일본인 저자가 30년 넘게 참가하며 기록한 독서모임의 여정이다. 그 세월은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생의 답을 구하는 과정이었고 주변의 이웃과 선의로 연결되었던 시간이었다. 독서회에서는 주로 서양의 고전과 문학을 읽었는데 일본인들이 얼마나 서양의 책들을 꼼꼼히 읽고 이해하려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13권 짜리 소설을 2년 반에 걸쳐 기어이 읽어내기도 하고,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을 번역하던 한 번역가는 번역과정에서 원문의 오류를 발견하여 작가로부터 직접 수정허가를 받아내기도 한다. 좋은 일본 영화나 문학에서 느껴지는 인문학적 깊이는 결국 사회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는 이런 책읽는 모임의 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분들, 참여중이신 분들, 참가를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삶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우리 독서회의 신조였다." (p.161)
적절한 두께에 재생지로 되어있어 가볍게 들고 읽기 좋은 정은문고 책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