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전설의 화가
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본 적이 있을 꽃과 뱀의 화가 천경자의 삶을 다룬 연극을 폭염을 뚫고 보고 왔다. 연극은 한 기자의 눈을 통해 일제 강점기 때의 동경유학에서 시작해서 한국의 현대사 전체에 걸쳐, 화가이자 수필가였던 그녀의 삶 전반을 다루고 있다. '여류화가'로서 당대에는 파격적이었을 청뱀을 그리게 된 이야기며 두 번의 결혼 이야기, 말년의 해외 스케치 여행 등이 소개되는데, 파격적인 것은 이 모든 이야기들을 마당극 형식을 빌어 단 세명의 배우들이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차칫 단조로울 수 있었을 무대를 커버할 만큼 세 배우들의 역량은 출중했다. (화가 천경자를 연기하신 분은 어딘가 낯익다 했더니 뮤지컬 초창기 시절 '넌센스'에서 원장수녀역을 하셨던 바로 그 분!!!) 70년대로서는 파격적이었을 여자 혼자 떠난 6개월 간의 해외스케치 여행에서 그려진 수많은 이국적인 그림들을 배우들의 대사 뿐만 아니라 시원스러운 배경그림으로 왜 보여주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저작권과 관련된 복잡한 법적 문제들이 얽혀있다고... 7/19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