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은 자라서 어디로 가나

by Kyuwan Kim

이경란 작가의 신작 소설집 '소년들은 자라서 어디로 가나'를 읽었다. 386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586, 686에 이르게 된 K-아재들의 이야기가 8편의 다채로운 단편으로 묶여 있다.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아버지의 그늘에서 맴도는 남자,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계 속에서 아직도(!) 낭만적인 사랑의 환상을 쫓는 남자, K-아재의 '무도하고도 거친 손길'에 이끌려 한국 사회의 여기저기를 떠돌게 되는 프랑스산 와인, 명퇴하고 쉰다는 이유로 장모의 간병을 전담하게 된 남자 이야기 연작, 60줄에 다시 만난 대학 친구 4인방의 이야기 등이 그것들인데, 가끔은 블랙유머같은 웃픈 장면들을 포함하여 어렵지 않게 읽히는 문장들이지만 그저 재미있다고만 말하기엔 각각의 글들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들이 결코 가볍지않다. 그중 이 세대의 애잔함과 절박함을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내, 내게 와 닿은 소설은 마지막 수록 작품인 'K-아재의 깨물근'이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지금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싶은 5060세대의 K-아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책제목과 관련하여 오래전 광화문 교보빌딩에 걸려있던 인상적인 현수막 귀절이 떠올랐다. '내 안에 살던 그 소년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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