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바람도자고 작은배를 쉬는 소래포구. 간밤에 몸살을 앓던 뒤척이던 서해바다. 차가운 술한잔에 이내몸은 물길 풀리듯 아침이오네. 황혼이 밀려오는 소래포구 멸치잡이는 닻을 올리나 황혼의 소래포구”
손현숙의 숨은 명곡 ‘소래포구’를 좋아해서, 우리회사 뮤지션인 이장혁님이 리메이크하기도 했었고, 그 노래가 발매될즈음 저는 소래포구로 이사 왔습니다. 벌써 7년이나 되엇네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인천에서 살아오며 무언가 대단한 애향심이 있을까하지만, 솔직히 인천이 다른 도시에 비해 특별히 멋지다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깊은 인연을 가지고 여기에 사는 가족과 몇몇 친구들과 골목들을 사랑하는 건 인천이란 거대도시에 대한 애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른 도시 사람들에게 인천은 좋은 이미지는 아니더라고요. 친구들이 말하는 이미지는 '짜다'였습니다. 짜다는 이미지는 아마도 소래습지공원에서 볼수있는 염전 때문에 생긴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의 친구들에게 저는 ‘짠놈’ 심지어 당구까지 ‘쿠션빡’이 있다며 짠 놈 취급당했습니다. 실제 삶은 각박하지만 그 안에서 잘되고 싶은 몸부림, 서울이라는 큰 도시를 부러워하고 한편으로 질투하며 품은 신분상승의 꿈 등이 그냥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자 내 삶의 확장판으로 관찰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음악-공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인천에서 무언가 한다는 것에 대해 깊숙이 느끼고 고민도 더 커졌습니다. 그렇지만 어릴 적 놀던 동네에서 무언가 만드는 일이 제일 재밌기도 합니다. 소래포구-습지생태공원 일대를 걷는 동안 걱정은 가라앉아 편안해졌고, 밤엔 취했습니다. 뭔가 거창한 일도 없었고 만날 사람도 딱히 없었지만, 동네를 산책하는 것만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포구. 이곳에 어울리는 음악과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무언가를 계속 만들고, 오늘도 촬영을 왔습니다. 다음주에 발매되는 신곡, 그리고 손현숙님의 소래포구, 이장혁님의 소래포구, 많이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