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처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
지난 두 달 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면 계획했던 것을 실천하는데 거의 다 실패했다. 왜 실패 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건 욕심을 너무 과하게 부렸다는 것이다. 하고싶다고 이것저것 다 쑤셔 넣으면 세우나 마나한 무쓸모 계획이 되어버린다. 초반에 한번은 불타오르는 의지로 해낼지 몰라도 얼마가지 않아 그 의지는 금방 사그라들고 만다.
또 다른 실패 요인은 하루의 시작이 너무 늦다라는 것이었다. 10시쯤 일어나니 12시가 넘어서야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뉴스 보고 유튜브 몇 개 때리다보면 제대로 집중하기 시작하는 시간은 더 늦어졌다. 계획이 투머치인 것도 문제였지만 성실하지 못한 태도가 더 큰 문제였다. 어찌보면 투머치 계획과 불성실함은 따로 떼어놓고 해석할 관계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나의 경우 너무 한꺼번에 많은 계획을 실천하려다 보니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만일 초반에 한 두개씩 습관을 들이면서 점증적으로 변화를 주었다면 좀 더 성실하게 실천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실패 요인은 위기의식의 부재이다. 데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안했다고 쪽팔릴 일도 없고 못했다고 책임질 일도 없으니 계획 앞에 한없이 느긋해지는 마음을 다잡아줄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세운 계획들은 대부분 '급하지 않고 중요한 일'에 해당되는 것들이었다. 지금 당장 돈벌이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차곡차곡 적립해 놓고 싶은 역량들을 잔뜩 세워놨었는데 거의 다 실패하고 만것이다. 유일하게 꾸준히 실천했던 계획은 '매일 달리기'와 '애자일 교육 콘텐츠 개발'이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활동이라는 점이다. 혼자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더 잘 할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지구력이 부족하기 쉽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하는 사람이 있으면 '급하지 않고 중요한 일'이 '급하면서 중요한 일'로 일시적으로 전환되는 효과도 있다.
내일부터는 한 두개의 계획만 꾸준히 실천해보려고 한다. 좋은 습관을 들인다는 관점으로 하나씩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일단 난 좀 잠을 일찍 자야한다. 오늘은 부디 12시 안에 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