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성찰의 한 수-

어른의 착각 그리고 얼굴.

자기 자신이 밉고 싫다고 하는 중년 남자의 상담 사례다.

나는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줄로만 알았다.

감정은 저절로 정리되고, 삶은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 믿었다.

시간이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고,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들마저 말끔히 설명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 나는 오히려 나 자신을 알아보는 일이 더 어려워졌음을 느낀다.

참아야 할 감정은 늘어났고, 말하지 못한 마음은 습관처럼 마음속에 쌓여만 갔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가장 날 선 말로 상처를 주면서도, 사회 안에서는 언제나 무난하고 착한 얼굴로 살아가는 나를 발견할 때면 그 모순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종종 나 자신을 미워했고 증오했다.

나는 오랫동안 나답게 산다는 말을 가면을 벗는 일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솔직해지는 것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곧 성숙이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수많은 가면들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고 살아올 수 있었다.

상황에 맞게 표정을 바꾸고 감정을 눌러두며 버텨온 시간들 역시 분명 나의 삶이었다.

문제는 가면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 가면 아래 숨겨 둔 마음을 외면해 온 나 자신이었다.

감정은 숨긴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가면을 써서 감춘 마음은 해결되지 않은 채 안에서 곪아갔다.

말해지지 않은 감정은 결국 다른 방식으로 모습을 바꿨다.

분노와 무기력으로 혹은 관계의 틈새에 생긴 균열로.

다쳐 있고 아픈 나를 화장기로 덮는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 나는 거울 앞에 섰다.

가면과 화장기 아래 숨겨 둔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렇게 덮은 채로 계속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아픈 모습까지도 나라고 인정하며 돌볼 것인지.

이제는 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불완전한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버티기만 하며 살아갈 것인지, 아픈 나를 드러내고 회복을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나의 몫이라는 것도.

나는 여전히 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아마 평생 완전히 벗지 못할지도 모른다.

다만 이제는 가면을 쓴 채로라도 내 마음의 민낯을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곪기 전에 살피고 아프다고 말하며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숨기지 않으려 한다.

그 선택이 지금의 나에게 허락할 수 있는 가장 성실한 성장이라 믿기 때문이다.

어른의 얼굴이란 늘 단정한 표정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태도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비로소 조금 알 것도 같다.


한 수의 말)


사람은 마음에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숨겨 둔 마음은 결국 곪고, 병이 되어 우리를 아프게 한다.

상처와 아픔은 덮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고질적인 문제일수록 드러내고 마주할 때 비로소 치유의 길이 열린다.

다쳐 있는 나를 화장기로 가린 채 살아가는 대신, 가면을 벗은 얼굴로 거울 앞에 서 보자.

지금의 나로 계속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더 건강한 나로 변해 멋지고, 떳떳하고,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것인지는 결국 내가 선택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어른의 태도로서 증명할 일이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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