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향연
각양각색의 빛이
겹겹이 숨 쉬는 숲에
우리는 과연 몇 번이나
온전히 들어가 본 적이 있을까
이름을 아는 꽃 앞에서는
기억이 먼저 고개를 끄덕이고
오래 바라본 나무 곁에서는
익숙함이 그늘이 되어 말을 건넨다
알고 있음은 안도이고
친숙함은 잠시 머물 수 있는 자리다
그러나 숲은 언제나
알아볼 수 없는 얼굴을 남겨 둔다
이름 모를 꽃 하나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말간 표정으로 피어 있을 때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저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어떤 날에는
시야 가득 낯선 꽃들뿐이라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숲 한가운데 서 있게 되기도 한다
그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이해하지 못해도
존재는 충분히 아름답다는 사실을
어쩌면 숲이란
수많은 사유와 인생이 겹쳐 쌓인
하나의 문학일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언어와 결을 지닌 존재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서 있으면서도
침범하지 않고 배제하지 않으며
조용한 조화를 이루는 무대처럼
낯설기에 배우게 되고
익숙하기에 머물게 되는 곳
숲은 그렇게
우리에게 삶을 읽는 또 하나의 태도를
가만히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