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게된 이유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나의 속도
어느 날 문득
조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도 아니었고
여행을 떠나겠다는 계획도 아니었다.
그저
조금 오래 걸어보고 싶었다.
평소의 나는
늘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일을 하면서도
다음 일을 생각했고,
오늘보다 내일을 먼저 떠올렸다.
기획이라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앞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어떤 속도로 살고 있는 걸까.
그래서 제주에 왔다.
올레길이라는 이름을 가진
천천히 걷는 길을 따라
조금 오래 걸어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지만
속도는 정해져 있지 않은 길.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를 따라갈 필요도 없는 길.
그저
내 발걸음이 정하는 속도로
걸으면 되는 길이었다.
이 연재는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한 이야기다.
길 위에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바람이 불고
파도가 보이고
사람은 천천히 걸을 뿐이다.
하지만 그 단순한 시간이
가끔은
많은 생각을 정리하게 만든다.
나는 이 길 위에서
어쩌면
조금 늦게
나의 속도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여기에 남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