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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물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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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Z Aug 21. 2023

꽃다발

8월의 첫날 꽃다발을 받았다. 나를 웃게 하는 꽃다발을 보며 내가 나를 위해 굳이 사지 않을 테지만 받으면 기분이 좋은, 그리하여 나의 하루가 충만해지는 뭔가를 누군가로부터 전해받을  선물은 비로소 선물이 되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화병 속 꽃을 보면 어쩐지 목이 잘려나간  같아 꽃보다는 화분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고흐의 그림을 볼 때면 그의 그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고흐가 화병에 든 해바라기가 아닌 들판의 해바라기를 더 많이 그렸더라면 고흐의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했다. 생명을 가진 뭔가의 생을 잘라내는 일이 나로서는 불편한 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시절  생명력을 다해 아름다움을 피워낸 꽃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는 한다. 그래서 잠깐 긴장했다가도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꽃의 밝음이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일상에도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해 줄  같기 때문이다

꽃은 시각적으로  눈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  같은데 향까지 머금고 있다꽃향을 맡으면 잘하고 있다괜찮다는 응원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든다. 향은 소리가 없는데 어찌하여 향에서 소리를 읽어내는 것인지. 사는 게 어쩐지 허무하게 느껴진다 싶어 고적해진 마음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잎처럼 살랑거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머니를 위해 문득  한 송이를 샀다던 친구의 말을 떠올려본다딸에게서 꽃을 받아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꽃을 보는 순간영문을   없이 웃게 되지 않았을까꽃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이 곱고 고마워서이지 않았을까.  

끝을 향해가고 있는 8월의 어느 월요일 당신의 하루가 빛나기를 당신의 일주일이 행복하기를 하는 마음을 담아  한 다발을 전해본다꽃향기가 당신을 머뭇하게 하는 모든 것을 뛰어넘을  있는 기운을 전해주기를 바라며 말이다. 꽃잎을 포개듯 한 자 한 자 쌓아 올린 글이 꽃다발이 되어 당신에게 안길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R Magritte_The Flash_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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