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첫날 꽃다발을 받았다. 나를 웃게 하는 꽃다발을 보며 내가 나를 위해 굳이 사지 않을 테지만 받으면 기분이 좋은, 그리하여 나의 하루가 충만해지는 뭔가를 누군가로부터 전해받을 때 선물은 비로소 선물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화병 속 꽃을 보면 어쩐지 목이 잘려나간 것 같아 꽃보다는 화분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고흐의 그림을 볼 때면 그의 그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고흐가 화병에 든 해바라기가 아닌 들판의 해바라기를 더 많이 그렸더라면 고흐의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했다. 생명을 가진 뭔가의 생을 잘라내는 일이 나로서는 불편한 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한 시절 온 생명력을 다해 아름다움을 피워낸 꽃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는 한다. 그래서 잠깐 긴장했다가도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꽃의 밝음이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내 일상에도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해 줄 것 같기 때문이다.
꽃은 시각적으로 내 눈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 것 같은데 향까지 머금고 있다. 꽃향을 맡으면 잘하고 있다, 괜찮다는 응원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든다. 향은 소리가 없는데 어찌하여 향에서 소리를 읽어내는 것인지. 사는 게 어쩐지 허무하게 느껴진다 싶어 고적해진 마음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잎처럼 살랑거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머니를 위해 문득 꽃 한 송이를 샀다던 친구의 말을 떠올려본다. 딸에게서 꽃을 받아 든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꽃을 보는 순간영문을 알 수 없이 웃게 되지 않았을까. 꽃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이 곱고 고마워서이지 않았을까.
끝을 향해가고 있는 8월의 어느 월요일 당신의 하루가 빛나기를 당신의 일주일이 행복하기를 하는 마음을 담아 꽃 한 다발을 전해본다. 꽃향기가 당신을 머뭇하게 하는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운을 전해주기를 바라며 말이다. 꽃잎을 포개듯 한 자 한 자 쌓아 올린 글이 꽃다발이 되어 당신에게 안길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