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많은 말에 둘러싸여 산다.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을 닫기도 한다. 그리하여 소통을 위한 언어가 때로는 결박이 되어 우리를 옥죄기도 한다. 사람들의 말에서 바늘에 찔리는 통증을 느낄 때가 있었다. 그 통증을 가슴 깊이 새기며 때로는 분노했고 때로는 슬퍼했고 때로는 괴로워했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는 것이 나의 나약함 때문인지 상대를 내 뜻대로 하고자 하는 나의 욕심 때문인지 알 수 없었을 때, 소리가 없는 세상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는 한편 나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하고 싶지 않았으나 해야 했던 말과 하고 싶었으나 막아서야 했던 말이 나를 가운데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선 나에게서 내 가슴을 바늘로 찔러댔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나 또한 수많은 바늘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찔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종종 나에게 말한다. 조용히 좀 하라고. 언제 말을 해야 할지,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현명하게 판단하고 입을 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