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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Sep 21. 2015

그 밤,

사랑을 말하다


어둠이 뚝

발밑으로 떨어져 내린 밤.


싸한 바람이 가을 타고 불어와

내 작은 어깨를 흔들던 그 밤.


기다리던 님은 온데 간데 없고.


낙서 가득한 담벼락에 매달린

시커먼 거미 한 마리.

다 끊어진 거미줄 이으려

작은 발로 아등바등.


쏟아지던 가을 소낙비에

얻어맞고 떨어져,

만신창이 거미줄에

넋 놓아 울고 있네.


내가 우나, 그가 우나.

알 수 없던 그 밤.


윙윙 바람만 구슬프구나.

후두둑 빗물만 처량하구나.


그 밤,

이별하던 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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