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어둠이 뚝
발밑으로 떨어져 내린 밤.
싸한 바람이 가을 타고 불어와
내 작은 어깨를 흔들던 그 밤.
기다리던 님은 온데 간데 없고.
낙서 가득한 담벼락에 매달린
시커먼 거미 한 마리.
다 끊어진 거미줄 이으려
작은 발로 아등바등.
쏟아지던 가을 소낙비에
얻어맞고 떨어져,
만신창이 거미줄에
넋 놓아 울고 있네.
내가 우나, 그가 우나.
알 수 없던 그 밤.
윙윙 바람만 구슬프구나.
후두둑 빗물만 처량하구나.
그 밤,
이별하던 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