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 사진 최 원 철
진짜 나쁜 버릇이다, 꾸며서 쓰는 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저 글 쓰는 사람이 아니라,
내 글을 읽고 무언가 느끼고 얻어가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글에다 꾸밈을 얹는다.
예뻐 보였으면 좋겠고, 뭔가 있어 보였으면 좋겠고, 하는 욕심에 글을 자꾸 무겁게 쓴다.
그러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내 글은 숨 막혀 소리를 지른다.
가장 순수하게 쓰는 글이 가장 큰 감동을 준다, 고 존경하는 은사님께서 충고를 해 주셨는데.
그 가르침을 잊은 것도 아니면서 정작 실천하진 못하고 있다.
내공이 부족해서라고 핑계를 대곤 하지만 어쩌면 내 맘이 순수하질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글이라는 게 나를 보여주는 수단이니.
내가 어떤 영혼의 색을 가졌는지, 어떤 향기를 지닌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이니까.
내 영혼이 맑고 깨끗하다면, 나오는 글도 아름다울 테니.
그래서 쓰고 나면 부끄러운 적이 많다.
요즘 표절, 에 대한 소리가 가끔 들린다.
글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그런 소식은 참 가슴 아프다.
글이라는 게 그저 써진 글자일 뿐이라면,
다른 누군가가 배열해 둔 글자를 나도 같은 식으로 배열하는 것뿐이라면,
뭐 그럴 수도 있지 할 수도 있겠다.
글은,
내 영혼을 보여주는 작업
이다.
나와 네가 다른데 영혼이 같을 순 없다.
여기서 영혼이란, 내 안의 가장 순수하고 진실된 나를 의미한다.
물론 비슷한 향기와 색을 지닐 순 있다. 하지만, 온전히 같을 수 있을까?
게다가 자신의 생각과 가장 나다움을 보여주는 일인데...
누군가의 향기를 가져다 뿌리고, 다른 이의 색을 빌려다 칠한다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내게 있어 글을 쓰고 다른 이의 글을 읽는다는 건,
맑은 영혼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인데.
다른 이의 영혼을 보고 감탄했다고 해서 그걸 소매춤에 챙겨와 펼쳐 둔다고,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내 영혼이 부끄러워 탁해질 일이다.
한 번 더러워진 영혼이 정화되는 건, 자연의 그것보다 훨씬 속도가 느리다.
부단히 노력해도 얻기 힘들다.
글을 멋지게 쓰고, 아름답게 그리고, 감동을 준다는 건 참 탐나는 일이다.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안다.
하지만
의미없이 남의 영혼을 훔쳐와 내 영혼에 상처를 내는 것보다,
많이 부족하지만 나를 그대로 드러내는 게.
해서 부끄러워도 했다가, 혼쭐나서 고갤 숙여 보기도 하고, 칭찬 한 번에 으쓱도 했다가 하며
성장하는 편이 더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영혼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최소한 나는 그렇다.
한 번의 부러움과 감탄 따위에 눈 멀어 내 영혼을 울게 하진 말아야지 않을까.
곱고 따스한 영혼, 아름다운 그대 자신,
갖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