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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Nov 18. 2015

그런 때가 있었다,

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떨어지는 낙엽이 품 안에 들어오면,

떨어지는 낙엽을 받으면,

사랑이 이뤄진다 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화난 바람이 불던 날,

나뭇잎이 위태로워 보이는 나무 아래 서서,

하염없이 기다린 적이 있다.


마음속으로는,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긴가
그저 하는 소리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말 안 되는 헛된 희망이

내가 쥘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인 적이 있었다.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마다

내 간절한 바람과 몸을 움직여,

받아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날이 있었다.


오늘처럼

비와 바람이 함께 오는 날이면,

내 어리고 간절한 날들의 기억이 따라와

쓴 웃음을 짓게 된다.


그 날,

나뭇잎을 결국엔 받았는지

포기하고 돌아서며 서러웠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다.


다만,

그런 말도 내 속에서 희망의 싹이 될 만큼

간절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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