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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Dec 20. 2015

소세양과의 이별을 맞이하며,

황진이의 시조 한 수 올립니다.


달빛 아래 뜰에는 오동잎 모두 지고

찬서리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다락은 높이 높아 하늘만큼 닿았는데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소리는 차기가 비파소리

피리에 감겨드는 그윽한 매화 향기

내일 아침 눈물 지며 이별하고 나면

님 그린 연모의 정 길고 긴 물거품이 되네.


*


이토록 담담한 어조로

이별을 이리 아프게 짓다니요...


전, 황진이의 시조를 참 좋아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별 아픈 거엔 장사없죠...


눈감고 찬 비파 소리 들으며,

피리소리 타고 오는 매화 향기 맡으면.

떠나는 님이 한 번은,

돌아봐 주실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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