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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Jan 17. 2016

Would U~?

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파도가 사르르 치는 바닷가,

모래 위에 맨발로 서서 가만 발을  내려다봅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바다도 밀리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알갱이들이 내 발을 건드리기도 하고.

잔잔한 바다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면,

푸른 물이  먼발치에서 스러지기도 합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파도는 바람에 이끌려

바람의 뜻대로 왔다 가겠지요.


자아,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다를 바라보며 그런 생각들을 해 봅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닿거나 닿지 않거나를 내가 정할 수 없습니다.

바람이나 파도의 힘에 그저 맡겨둘 밖에요.


원한다면,

내가 움직여야 합니다.


내 팔을 휘두르고 발을 떼어 옮기고.

느적느적이라도 움직여야만 합니다.


하지만,

나는 가끔.

아니, 사실은 꽤 자주.


투정만 부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는 가만히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내 발에 손에,

원하는 게 와주길 기대합니다.


저 바닷물 한 방울조차

내가 다가서지 않으면,

얻지 못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게을러서 그러기도 하고,

용기가 없어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척척 다 해낼 수 있다면,

이런 자기반성 따위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냥 똑바로 걷기만 하면 되는 것을...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나는,

알지만 차마 행하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도 저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쓸데없는 생각으로 흘러 10분만 지나도, 사그라드는 불꽃같은 반짝 생각일 때가 많지만.

그래도 자꾸 생각합니다.

그건 내가,

제자리이거나 혹은 뒷걸음질 치는 자신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도 되겠지요.


날,

버릴 수 없으니.

날,

독려하는 길을 택합니다...

매일 매 순간 무너지더라도 말입니다.


오늘은 기왕 이렇게 생각도 하고 글도 썼으니,

어디 한 번,

한 걸음만이라도 떼어 앞으로 내디뎌 볼까요?


같이,

걸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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