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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Feb 13. 2016

정말 아픈 건 몸이 아니다,

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눈물이 났다.


A형 독감 진단서를 받아들고

눈도 잘 떠지지 않는 무거운 몸으로,

홀로 터덜터덜 걸으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생각했던가.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어질어질 앞을 보기도 힘들게 열이 났지만.

내가 더 아픈 건,

지금 정말 아픈 건,

'나 아프'다고 네게 투덜댈 수 없는 현실.


손등으로 투두둑 떨어져 내리는 눈물 방울에도 살갗이 아려서 서러웠다.

생소한 아픔이라서 눈물이 흘러 땅으로 떨어지는 걸 보고만 있다가,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끄윽끄윽, 울어 버렸다...


아무도 내 어깰 다독여 주지 않는데도,

새어 나오는 설움을 막을 도리가 없어서.


...혼자라는 건, 이런 거구나, 싶어서.

네가 내 옆에 없다는 게, 이런 거로구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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