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눈물이 났다.
A형 독감 진단서를 받아들고
눈도 잘 떠지지 않는 무거운 몸으로,
홀로 터덜터덜 걸으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생각했던가.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어질어질 앞을 보기도 힘들게 열이 났지만.
내가 더 아픈 건,
지금 정말 아픈 건,
'나 아프'다고 네게 투덜댈 수 없는 현실.
손등으로 투두둑 떨어져 내리는 눈물 방울에도 살갗이 아려서 서러웠다.
생소한 아픔이라서 눈물이 흘러 땅으로 떨어지는 걸 보고만 있다가,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끄윽끄윽, 울어 버렸다...
아무도 내 어깰 다독여 주지 않는데도,
새어 나오는 설움을 막을 도리가 없어서.
...혼자라는 건, 이런 거구나, 싶어서.
네가 내 옆에 없다는 게, 이런 거로구나,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