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내가 이토록 미련한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그댈 사랑하기 전에 신중했을 텐데.
내 마음 이리도 나약할 줄 몰랐기에,
이별 무서운 줄도 모르고.
사랑 떠나 홀로 될 이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겁없이 덤벼든 경솔함으로,
어제도 오늘도 소리내어 울지도 못한다...
떠난 사람이야 한 번 돌아보고 잊으면 된다지만,
남겨진 상처는 세월 흐를 수록 깊이 새겨지는구나.
스러지다 말 줄 알았는데,
그조차 경솔한 판단이었던가!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았더라면 좋았을 걸,
이제와 헛된 후회로 입안이 쓰다.
...허나,
내 어쩌다 깊은 생각의 터널 안에서
오래도록 고민하였다 하더라도...
그댈 사랑하는 것까지야 참을 수 있었겠느냐,
그대 등 돌려 떠나가는 것까지야 막을 수 있었겠느냐.
나는,
그 오랜 생각의 시간을 보냈다 하더라도...
그 시간이 무색하게 그대를 택하고,
이별의 맛을 보고,
눈물로 밤을 꼬박 보냈을 것이다.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사랑이라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