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우는 바다가 보고 싶었어요.
가슴 시리게 그대를 그리워하며 우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나 대신 울어줄 푸른 빛 바다가 보고 싶었어요.
푸른 빛 바다가 바람에 부서져
하얗게 무너지는 걸 보고 싶었어요...
그대를 전부 흘려 보내지도 못한 채
가슴에 담아 품고.
이별의 무게가 잔인해
앞으로 한걸음도 떼지 못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가슴만 쥐어뜯고.
이토록 한심한 나를 탓하지 아니할,
조용하게 몰아치는 바다가 그리웠어요.
바라보는 것만으로 이가 시린,
찬 바다가 보고 싶었어요.
아무런 답을 줄 수 없다는 걸 알아요,
내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것도.
머리가 찾아준 답이라도
가슴이 쉬이 받아줄 수 없으리라는 것도.
해서,
그저 맘 속에서 미친 듯 불어대는 그대라는 바람을
던져둘 곳이 필요했는 지도 모르겠어요.
꺼내서 던지고 싶었어요.
그럼, 깊은 바다가 날 대신해서
당신을 받아주고
미움을 삼켜주고
이별도 덮어주고
슬프면 울어주고
아프면 토해주고.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래줄 테니까.
그대라는 상처를 버리고 싶었어요.
그 순간,
바다를 향해 당신을 꺼내드는 순간,
깨달았어요.
당신을 버리면,
내 사랑도 사라지는 거구나.
그대와 함께했던 그 시간들 모두가,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리는 거구나.
상처가 아프다고 외면하면,
사랑도 외면하게 되는 거구나.
그래서 나는, 우리는,
아프고 슬프고
다 잃는 것처럼 보여도...
이별을 안고 가야 하는구나.
오래도록 앓아도,
견뎌야 하는구나.
...버릴 수가 없는 거로구나.
그렇기에 이별이라는 게,
이토록 잔인하게 아픈 거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