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내가 당신에겐 '무엇'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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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를 궁금해 했어야 한다.
내가 그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는, 그가 느끼도록 놔두고.
나는 그저 내 마음을 생각하고 알아차렸어야 했다.
그를 신경쓰고 쳐다보고 울먹이는 대신,
내 맘을 들여다 보았어야 했다.
왜 나는 사랑이 시작되면,
이렇게 매번 내 아픔은 모른 척하고
그의 표정만을 쫓아다니는 건가.
당신이 찡그리면 함께 찡그리고
당신 눈물에 함께 슬퍼하며
당신이 웃어야 가슴을 쓸어내리는 바보짓은 적당히 하고.
위로도 없이 홀로 쓰리고
소리도 없이 홀로 울고,
가진 거 없이 쓸쓸한 내 맘을 한 번 돌아봐 줬어야 한다.
허나,
십수 년을 넘게 사랑과 만나고 이별을 겪으면서도
내 맘 한 번을 보아주지 못했다.
결국 잡지도 못할 그대의 마음을 살피느라
아픔도 슬픔도 버텨내주는 내 맘 한 번 돌봐주지 못했다.
...나를, 내 맘을
알아주고 돌아봐주었어야 했다.
그래야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