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출근길이었다. 밤이 깊도록 드라마를 보느라 제때 잠을 자지 못했고, 제때 일어나지 못해서 아침부터 허둥지둥. 아침은 고사하고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다는 것도 신을 신고 뛰어나가며 알았다. 생각하니 더 목이 탔다. 7시 10분엔 오는 버스를 타야 늦지 않게 회사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참기로 한다.
좀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뛰기 시작했다. 순간 푸드득 날아가는 참새 세 마리. ‘아,’ 하고 터지는 후회의 탄식. 더 지체하다가는 아침의 모든 부산스러움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 돼 버릴까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뒤를, 돌아다보지만 날아간 참새들은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 가슴이 아팠다. 참새들이 앉아 있던 자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몇 번이고 돌아보았지만 엎지러진 물이었다. 나무 향기보다 자동차 매연 냄새를 맡고 살아가는 도시의 새들이,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시간을 택해 잠시 쉬어가는 중이었을 텐데. 그 짧은 평화의 시간을, 내 게으름 때문에 망쳐버린 거다.
이런 얘길 하면 백이면 아흔 아홉은, 쓸데없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내겐 며칠이, 몇 달이 지나도록 가슴 아픈 기억이다. 내가 아침에 5분만 부지런 했더라면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조금 먼 길로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날아간 세 마리 참새들은 어디로 가서 그 작은 몸을 쉬게 하고 있을까, 이 차가운 도시 바닥에서...
쉬는 날 아침마다 집 앞에 쌀이나 빵 부스러기 등을 뿌려 놓아도 마음은 편치 않다. 이 넓은 하늘을 돌고 돌아 작은 우리 집 마당에 그들이 찾아올 확률은, 내가 이토록 후회스러워하며 다시 한 번 그 일을 돌려놓을 기회를 갖고자 하는 것만큼 불가능 할 테니.
그저, 다음번에 만나게 될 작은 새들에겐 그러질 않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