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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Sep 10. 2015

그 밤, 그 골목, 그 불빛,

사랑을 말하다


나는 너를 기다린다.


바람 부는 언덕 끝에 서서

네 머리칼 한 올 보일까 하여,

내 가녀린 손목을 놓던 그 골목 가로등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아무도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다.

가장 늦도록 남아있던

네 뒷모습 그림자조차

아무런 약속도 주질 않았다.


그림자가 길어져

네가 망설이는 줄 알았다.


널 잃고 어두워

가로등 불빛이 있는 줄도 모르고.


홀로 된 날 위로하느라

그 불빛이

네 그림자를 마지막까지

붙들어 둔 줄도 모르고.


나는 너를 기다린다,

눈물 한 방울도 없

우리 이별을 안타까워하던

그 밤, 그 골목, 그 불빛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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