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나는 너를 기다린다.
바람 부는 언덕 끝에 서서
네 머리칼 한 올 보일까 하여,
내 가녀린 손목을 놓던 그 골목 가로등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아무도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다.
가장 늦도록 남아있던
네 뒷모습 그림자조차
아무런 약속도 주질 않았다.
그림자가 길어져
네가 망설이는 줄 알았다.
널 잃고 어두워
가로등 불빛이 있는 줄도 모르고.
홀로 된 날 위로하느라
그 불빛이
네 그림자를 마지막까지
붙들어 둔 줄도 모르고.
나는 너를 기다린다,
눈물 한 방울도 없는
우리 이별을 안타까워하던
그 밤, 그 골목, 그 불빛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