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

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by 임그린


코끝이 간질간질하다. 이내 찡한 기운이 코 안쪽으로 몰려온다. 눈과 코가 만나는 지점이 묵직해져 오나 싶더니 눈물이 눈 아래로 번진다. 모아 흐를 만큼은 아니고 눈 아래를 무겁게 만드는 정도. 결국 하품 한 번 하고 만다. 찜찜하다.

다시 한 번 코끝이 찌릿해져 온다. 이번에는! 다른 잡생각은 버린다. 오로지 하나에만 집중한다. 반드시! 간질거리는 정도가 심해진다. 고지가 보인다. 숨이 가쁘다. 하아하아. 눈이 살짝 감긴다. 코가 실룩대고 눈도 찡끗거린다. 드디어!

"에이취!"

아, 시원하다! 가끔 재채기를 할 때 내 신체 반응이다. 실패하면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그러다 후자처럼 성공하면 그렇게 시원하고 개운할 수가 없다. 얼굴도 찌그러지고 침도 튀고 눈물도 나오고, 보기에 흉하겠지만 하고 난 후의 그 상쾌함이란!

살다 보면 답답하고 힘든 일들이 많이 생긴다. 많이 생긴다, 는 표현은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지도 모른다. 그런 일들이 연속되고 모여서 인생이 이루어지는 걸지도 모르지.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도 있고, 시간만 흐른다고 해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소한 고민도 있고, 심각한 걱정거리가 있기도 하다.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혼자 짊어져야 하는 경우도 있고, 함께 풀어가야 할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건전한 취미생활을 통해 마음을 가볍게 하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 지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혹자는 이런 저런 문제들이 쌓여 마음의 병이 되기도 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세상사가 그저 재채기 같았으면, 해본다. 간질간질 괴로움이 코끝으로 밀려오더라도 "에취" 시원한 재채기 한 번으로 그 모든 것들을 후련히 날려버렸으면.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재채기하기 전처럼 잠깐 괴로웠다가 금방 재채기가 나와 걱정거리도 후루루 날아가 버렸으면 해본다. 짊어지기 무거운 일들로 어깨가, 마음이 묵직해 볼품없더라도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시원하게 맘껏 웃을 수 있도록 말이다.

"에취!"

한 번 시원하게 내뱉고 다들 기운 내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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