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이불이 없어 온갖 겨울 옷가지로 겹겹이 덮고 자야 했던 그 순간.
새아빠가 엄마눈에 소주를 뿌리던 그 순간.
그래서 도망치던 엄마를 보던 그 장면.
너는 어떤 감정이었어?
많이 놀랬지..
쌀이 없어 조로 밥을 지어 먹던 그 순간은 어땠어?
새아빠가 아빠 영정 사진을 갖다 버리라고 하는걸 막느라,
그 영정사진을 작은품으로 감싸안느라 고생했어...
그래도 결국 그건 버려졌지...
그래도 그건 네탓이 아니야. 넌 최선을 다했어.
넌 항상 슬픈 얘기만 해, 그래서 너랑 친구하기 힘들어.
라는 말을 들었을때 어땠어?
네 인생의 아주 조금만 꺼내었을뿐인데 말야.
허탈했고 절망적이었을 것 같아..
네 생일때, 엄마가 챙겨준다고서 유리병 선물을 사주고서
신경질 난다며 그 선물을 네 앞에서 깨버린 모습을 봤을땐 어땠어?
넌 놀랐고 멍멍했고, 네 발앞에 깨진 그 선물을 보며 먹먹했던 그 감정이 아직도 기억에 선해.
엄마는 종종 그렇게 이유없이 폭력적이었지.
매번 친구를 사귀기전 이사를 가야했던 초등학교 시절은 어땠어?
낯설고 무서웠지?
당황스럽고 스트레스가 많았을거야.
외로웠니?
5번을 넘기고부터는 너는 횟수를 세기를 포기했지.
ㅇㅇ아,
어른이 되어서 종종 찾아오는 너의 아픔과 고통을 내가 이해하고 싶어.
지금 조금만 꺼내놔도 이렇게 아픈 기억들 투성인데,
어떻게 너보고 아무일도 없이 웃기만 하라고 할 수 있니.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지 않니.
종종 내가 너의 안부를 묻고 싶어.
어린 넌,
네가 어떤일을 겪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저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흔들리듯 흔들리듯 ... 위태하게 서있던 어린 풀잎 같았어.
지금 장성해서 너는 꽃이 되었니, 나무가 되었니?
무엇이 되었던,
혹은 아직 무엇이 되지 않았던,
나는 그 어린 풀잎에게 계속 안부를 물을게
괜찮니? 어땠니. 무서웠지. 힘들었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