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가 그게 상처였구나.

by 해와달



잠이 덜 깰 새벽 어스름,

무언가가 속에서 올라왔다.


요즘들어 자꾸 친척들의 기억이 떠오르곤 하는데,

어린시절, 그곳에 가면 마치 동냥질 하러 온 거지마냥...

나와 동생은 자꾸 주눅들었다.


사랑하는 형제의 자식이 아닌,

마치 무언가를 떠먹여서 보내야하는 존재인 것 마냥

우리는 그렇게 눈치를 보았다.


그 때 나이가 고작 초등학교 저학년...


갈때마다 그들은 고작 10만원 남짓을 쥐어주었던 거 같다.

꼬깃꼬깃 가방 어딘가에 넣은 그돈이 우리는 그렇게 클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매번 우리를 뒤로 불러내서 얼마를 받았냐며 돈을 물어봤다.



그들이 사랑으로, 보살핌으로 우리를 반겼다면

우리가 그렇게 눈치를 보았을까.

주눅이 들었을까.



엄마는 가면 최대한 불쌍해 보이라며,

좋은 옷이 있지도 않았지만,

덜 좋은 옷을 입혀 보냈다.

(생각해보면 엄마도 공범이다.)



나중에 되고서 할머니를 통해 들은 작은 아빠의 말을 가관이었다.

"걔네들이 우리가 보고 싶어서 오겠냐,

돈 받으러 오겠지"



그 말을 옮긴 할머니도 충격이었지만,

그 말을 한 작은 아빠의 말도 충격이었다.



요즘들어 부쩍 날이 추워 그런가.

그때의 어린 내가 계속 떠오른다.



꼬낏꼬깃한 지폐들.

얼굴을 들지 못했던 나날들.

굶주렸던 정.




아, 아팠나보다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였구나 - 이제야 깨닫는다.

서러웠구나, 깨닫는다.



그 때의 어린 나는.

서럽고, 눈물나서 누군가에게 푹 안겨 일러바치고 싶었구나.


나도 소중하다고...

말이야.



이런 기억들을 안고사니

몸이 너무 무겁다.

어서어서, 어서어서, 뱉어내자.



어서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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