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이 아니라 유연함이 당신을 살린다
지난주 토요일 리더십마스터클래스에서는 취업 준비에 대해 현실적인 방향을 나눴다. 어학연수, 교환학생, 자격증.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런 것들을 '스펙'이라 여기며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어학 성적과 학점은 기본 요건일 뿐이고, 기업이 진짜 주목하는 건 실무 경험과 조직 안에서 부딪쳐본 사람이다. 현장에서 문제를 풀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 팀 안에서 협업하고 결과를 만들어본 사람. 그런 이들이 살아남는다.
그런데도 어떤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단 이것저것 다 해보고, 그 다음에 취업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건 큰 오산이다. 신입을 뽑는 기업 자체가 줄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을 못한 사람들이 누적되며 경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거기에 나이까지 들어간다. 지금은 무조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다. 무조건적인 경험 수집은 졸업 후 공백기를 길게 하며, 기회를 흘려보낼 뿐이다.
강의 후, “이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겠다”며 속이 후련하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등을 계획하고 있던 몇몇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해외 경험이 도움이 안 되나요?”, “저는 남들이 도움이 안 된다고 해도, 직접 해봐야 알 것 같아요.” 그 반응 속에서 익숙한 ‘방어 기제’를 보았다. 익숙한 신념이 흔들릴 때, 사람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방어 태세에 들어간다. 그런데 바로 이 ‘방어적인 태도’야말로 사회생활에서 가장 치명적인 마이너스다.
방어적인 태도는 단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관계를 끊고, 기회를 막고, 결국 자기 성장을 가로막는 반응 방식이다. 비판이나 조언 앞에서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실수를 인정하기보다 이유를 먼저 대며 자기 입장을 방어하는 태도. 자신의 선택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하며, 끝까지 고수하려는 자세. 이런 방어는 순간적으로 나를 지켜주는 것 같지만, 결국 나를 점점 고립된 사람으로 만든다.
성숙한 사람은 피드백을 공격이 아니라 기회로 본다. 사회는 완벽한 사람보다, 틀림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합리화가 빠른 사람이 아니라, 유연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우리가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대부분 두려움 때문이다. 무능해 보일까 봐, 존중받지 못할까 봐, 지금까지의 노력이 부정당할까 봐.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나를 변화시키는 문이 열린다. 문제는 그 문 앞에서 방어를 택할 것인가, 성장을 택할 것인가다.
그렇다면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떤 연습이 필요할까?
첫째, 감정보다 사실을 먼저 보자. 피드백을 들었을 때, 우리 안에서는 종종 이런 감정이 먼저 올라온다. “나를 무시하나?”, “내가 못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대부분의 피드백은 인격적인 비난이 아니라 행동에 대한 관찰과 제안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보고서가 좀 더 간결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을 때, 이를 “내가 무능하다고 생각하나 봐”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감정이 개입되고 방어적이 된다. 이럴 때는 한 발 물러서서 “이 말이 전달하려는 핵심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감정을 잠시 뒤로 미루고 사실을 앞세우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내 사고방식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걸 인정하자.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믿는다. 특히 오랫동안 준비해 온 방향일수록 더 그렇다. 하지만 세상은 하나의 시선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나의 관점은 하나의 관점일 뿐이고, 더 나은 길은 언제나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학연수를 준비 중인 학생이 “요즘 기업들은 실무 경험을 더 본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의 선택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은 '당신의 선택이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다른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조언일 뿐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여지를 품는 것, 그것이 열린 사고의 시작이다.
셋째, 신뢰할 만한 사람의 피드백을 의도적으로 받아들이자.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장 정확히 보기 어렵다. 그래서 거울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거울’ 역할을 하는 피드백은 때로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외면한다. 하지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 그것도 나를 잘 알고 있고 내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의 말이라면 의도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컨대 가족, 멘토, 팀장, 혹은 나를 오래 지켜봐 온 친구가 조심스럽게 해주는 조언이라면, 듣기 불편하더라도 정면으로 마주해 보자. 불편한 말에 담긴 진심을 들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자기 왜곡에서 벗어나 진짜 성장을 시작할 수 있다.
넷째, 피드백을 ‘나’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행동’에 대한 조언으로 해석하자. 방어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피드백을 ‘존재의 부정’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누군가 “발표가 조금 장황했어요”라고 말하면, “나는 발표를 못하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끼는 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드백은 사람 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고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제안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조금 느렸던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은, "당신은 무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다음엔 더 빨리 소통해 보자"는 의미다. 자존감이 아니라 실행력의 영역에서 피드백을 듣는 훈련, 이것이 방어를 걷어내고 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태도다.
결론이다.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틀렸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진짜 무너지는 건, 틀림을 인정하지 않을 때다.
성장하는 사람은 피드백에 발끈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다.
방어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 작은 차이가 삶을 완전히 바꾼다.
지금, 당신은 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오늘부터 그 연습을 시작해 보자.
당신은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