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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알바'였다

겉만 실무인 ‘가짜 경험’에 속지 마라

요즘은 이력서에 실무 경험 한 줄 없는 취준생을 찾기 어렵다. 인턴이든, 대외활동이든, 프로젝트든, 누구나 뭔가 하나쯤은 해봤다. 이제는 ‘실무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어떤 실무 경험이었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특히 인턴 경험은 여전히 많은 대학생들이 최고의 실무 경험으로 여긴다. 하지만 그건 인턴 자리가 귀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학교나 정부 연계 사업 덕분에 인턴십의 문턱이 훨씬 낮아졌고, 정규직 전환을 위한 검증보다는, 단기 업무 인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인턴을 뽑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인턴’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상은 단순 반복 업무를 몇 달씩 수행하는, 알바와 다를 바 없는 자리도 적지 않다. 겉은 실무처럼 보이지만, 속은 알바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 것이다.


중요한 건 ‘인턴을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을 배웠느냐다. 인턴뿐 아니라 써포터즈, 학회, 대외활동, 학생회 등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마찬가지다.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그 경험이 진짜 실무로 인정받으려면 분명한 기준을 갖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양질의 실무 경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기획부터 실행까지, 주도적으로 해봤는가?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한 것과,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해 본 경험은 완전히 다르다. 기업이 신입에게 기대하는 역량은 단순 수행력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설정하며,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힘이다. 따라서 실무 경험을 돌아볼 땐 ‘누가 시켰는가’보다 ‘내가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봐야 한다. 보조 역할만 맡았던 경험은 겉보기엔 괜찮아 보일 수 있지만, 면접에서 조금만 깊게 질문이 들어오면 본질이 드러난다. 반대로 기획을 주도하고, 팀을 설득하며, 결과를 끌어낸 경험은 기업이 주목하는 ‘진짜 실무력’이다. 예컨대 “우리 팀이 제작한 콘텐츠가 10만 뷰를 넘겼다”는 식의 성과는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주도성·기획력·실행력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2. 조직과 팀을 위해 일해봤는가?

혼자만 잘하는 사람보다, 팀의 목표를 위해 함께 움직인 사람이 조직에선 더 환영받는다. 기업은 개인기만 뛰어난 인재보다, 협업하고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그래서 실무 경험을 말할 때는 ‘내가 뭘 했는가’ 뿐만 아니라, ‘우리 팀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를 함께 돌아봐야 한다. 맡은 역할만 잘한 것이 아니라, 전체 결과를 위해 조율하고 협력했던 경험이 훨씬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단순한 참여보다, 책임감 있게 팀을 이끌었거나, 공동의 성과를 만든 경험이 취업 시장에서 진짜로 빛난다.


3. 멘토나 선배에게 배우며 일했는가?

경험의 깊이는 함께 일한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실무에 익숙한 선배가 피드백을 주며 함께 일했던 환경과, 아무런 가이드 없이 버텨야 했던 환경은 분명히 다르다. 물론 자율성이 주는 배움도 있지만, 혼자 모든 걸 알아서 해야 했던 환경은, 때로는 ‘고립’에 가까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기본기를 다지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코칭과 피드백이 가능한 환경이 중요하다. 따라서 단지 회사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일하게 되는지도 살펴보았으면 한다.


인턴이냐 아니냐 보다, 얼마나 진짜였는지가 중요하다. 겉으로는 다 비슷해 보이는 실무 경험도, 그 깊이는 천차만별이다. 나를 진짜 성장시켜 준 기회인지, 아니면 이름만 거창한 ‘알바’였는지를 분별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겉모습이 아니라, 경험의 본질을 들여다보자. 내가 가진 소중한 시간을 어디에 투자할지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 그것이 진짜 실력을 만든다.


사진: Unsplash의 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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