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전성시대
어쩌다 태어났다
어쩌다 이름이 생겼고
어쩌다 보호를 받았다
나는 집도 아닌 길도 아닌 곳에서 산다
매일 밥을 주니 저 인간이 내 주인인가
매일 잠을 자니 이곳이 내 안방인가
사방엔 째까난 것들 기어 다니고
등치만 큰 것들 으스대고
그러나 모두들 울고 있다
우릴 보러 오는 인간들은 득실득실
꼬리를 흔드는 건 좋아서가 아니다!
보호소에 사는 고양이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길고양이도 집고양이도 아닌 것들 안전하지만 불안정한 삶 어디론가 위탁받은 생명 큰 눈을 느리게 끔뻑대는데
인간이 우릴 버렸어
인간이 우릴 거뒀어
이번만 용서해 주는 거야
햇빛 드는 창가에서 잠을 자다가 장난감 소리에 고개를 휙휙 돌리다 이내 귀찮은 듯 짧은 꼬리를 탁탁
인간이 우릴 살렸어
인간이 우릴 죽였어
고릉고릉고릉고릉
동물들이 왜 인간을 사랑하는지
인류애를 초월한 애정은 사무치는 면이 있어서
창밖에 고양이 한 마리 바퀴 밑으로 뛰어들어가고
창안의 고양이 한 마리 그 모습 빤히 지켜본다
문을 벅벅 긁는 고양이들을 뒤로 하니
누워있던 늙은 개 기침하며 배웅한다
기왕 태어난 인간들이 어쩌다 태어난 너희를
고릉고릉고릉고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