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처럼 고결하고 장미처럼 열정적이고
백합처럼 가련하고 목련처럼 소탈한
당신 닮은 꽃 한 송이 가슴속에
피어나는 그런 날이 있으셨나요
저는 언젠가 제 이름 아래
참나리꽃을 한 다발 숨겨놓았습니다
수수한 나리꽃에 검은 점박이 무늬
가장 아름다운 나리라 참나리꽃이래요
겁탈을 피해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아가씨
그 무덤에 한 송이 꽃 피어 순결의 마음이래요
여름에 피는 참나리는 어쩐지 도발적이에요
호랑이처럼 주황털에 검은 무늬를 가졌지요
그 아가씨 당돌한 여인이었을 것이에요
다친 마음보다 의지 더 강한 소녀였을 거예요
그러니 무덤 위에 범의 마음이 피어났을 테죠
영원히 호랑이꽃일 테죠 참나리는
나리 나리 참나리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리 나리 참나리
나를 기억해 주세요